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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일기] 연휴엔 영알이지!_20260214
    등산일기 Hiker_deer 2026. 2. 1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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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휴엔 영알이지
    산방 기간엔 영알이지
    예쁜 곳 가고 싶을 땐 영알이지
    오래도록 걷고 싶을 땐 영알이지

    이런저런 이유를 다 갖다 붙여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영남알프스.

    금요일 퇴근 후 낮잠을 자려고 했는데 2시간 남짓 자고 눈을 떴다.
    흠... 무박산행 가는 날 굳이 반차를 쓰지 말까봐..
    벌써 두 번이나 낮잠 자기에 실패 ㅠㅠ

    잠을 자지 못해 남는 시간을 활용해 확인하고 또 확인하여 꼼꼼히 싼 2박 3일의 짐을 가지고 출발!
    고헌산 주차장에 도착해 1시간 정도를 차에서 꾸벅꾸벅 졸았다.
    일출 시간이 7시 15분쯤.
    2시간 잡고 올라갈 생각이라 5시 반에 산행을 시작했다.

    다들 잠을 자지 못하고 오랫동안 차 안에서 구겨져 있었기에 무겁디 무거운 몸을 끌고 한걸음 한걸음 깊게 곱씹으며 걸었다.

    고헌산 외항재 코스.
    영알 은화 획득했던(!) 때 와보고 두 번째이다.
    그때도 일출산행으로 와서 가차 없는 오르막을 오르고 또 올라가 마침내 완만한 곳을 만났을 때 너무 기쁘고 또 무슨 산이 이렇게 흉악ㅋㅋㅋㅋ하냐며 기록을 남겼었다.
    1.85km.
    고헌산 표지에서부터 1.85km.
    이만큼은 가야 당신의 걸음이, 당신의 호흡이 좀 편안해진다.
    그러니 혹시나...? 이쯤에서는? 조금 편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버리고 그냥 묵묵히 올라가야 한다.

    그렇게 만난 조금은 완만해지는 곳, 이 정도 거리를 걸어 이 정도 시간이 지나면 동터오는 하늘을 볼 수 있다.
    지난번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으니 아마도 다음번에도 그러리라.

    오늘 하늘색이 환상적으로 화사한 것을 보니 일출을 볼 수 있겠다, 그것도 예쁜 일출을!

    서봉을 지나자마자 보이는 정상석과 고헌산의 돌탑.
    하늘빛이 너무 예쁘다.
    올해 첫 일출.
    올해는 과연 몇 번의 일출을 보게 될까.
    그깟 일출, 내가 얼마나 많이 봤는데~~~
    하면서도 볼 때마다 설레고 가슴 웅장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6시 50분 정상 도착.
    해가 뜰 때까지 20여분이 남았다.
    후다닥 사진을 찍고 리딩형님이 가져온 뜨거운 물로 핫초코를 만들었다.
    이게 웬 호강이냐며!!

    고헌산 정상에서 불타오르는 하늘을 뚫고 태양이 떠오르길 기다리며 마시는 핫초코 한잔.

    오늘의 태양이 열일을 약속하며 떠올랐으므로 우리도 오늘의 할 일을 하러 하산한다.

    우리의 오늘할일은 사진속의 산을 걷는 일😍

    생각보다 추우면서 또 생각보다 춥지 않은 날씨였다.
    일기예보상 기온이 높아 추위 때문에 고생은 안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새벽녘의 추위는 생각보다 매서웠고 온화한 기온 예보에도 불구하고 바리바리 싸들고 온 옷들 덕분에 한 겹 한 겹 껴입고 뚠뚠한 곰처럼 몸을 만들면 추위를 이겨낼 수 있었다.

    올라갈 때 패스했던 길에 들어서 서봉에도 들렀다.
    산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커야 이렇게 예쁜 서체를 새긴 정상석을 세울 수 있는 걸까?
    산악회에서 세웠다는 고헌산 서봉의 정상석.

    서봉을 찍고 나와 다시 한번 오늘의 태양과 어우러지는 고헌산 정상 쪽을 바라보고 본격 하산을 시작했다.
    세상에, 이런 길을 어찌 올라왔담 싶게 가파른 내리막을 종종거리며 걸었다.
    이 시즌의 영알은 보통 뻘밭 천지라서 더러워져도 괜찮을(?) 캠프라인 산티아고를 가져왔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뻘밭은 없었다.
    얼마나 가물고 가물었던 걸까?
    뻘밭 대신 내 몸을 수백 겹 수천 겹 덮어씌울 곱디고운 흙먼지 천지였다.

    더러워질 각오하고 오랜만에 꺼내 신은 산티아고는 역시 대한민국 등산화의 정석이지 싶을 만큼 탄탄했고 지지력이 좋았다. 물론.... 무겁고 발바닥에 불나는 증상은 여전했지만 무거움은 그간의 웨이트로 거의 느껴지지 않았기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 산티아고의 접지력.
    그래서 다시 한번 깔창을 사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보기로 했다.

    2시간 40분의 고헌산 일출산행을 마치고 아침 식사를 했다.
    손두부집에서 두부정식을 먹고(너무 허겁지겁이라 사진 없음!) 두 번째 등산에 나선다.
    가지산 조금 더 쉽게 타기에 도전!!

    가지산을 쉽게요?
    그것도 석남터널 최단코스가 아닌 다른 곳으로???

    상양마을에 차 한 대를 두고 일행의 다른 차로 옮겨타 운문령으로 갔다.
    운문령에서 시작하는 가지산행.
    가지산도 벌써 네 번째 오는데 이 코스는 처음이다.
    자기산이 쉬워봤다 가지산이지,라는 나의 생각은 맞았다

    그래도 초반은 이렇게 완만한 오르막을 산책하듯 걸었다.
    밤새 잠을 자지 못했고 일출 산행을 했는데 또다시 산을 타야 하니 얼마나 힘들게요~

    쌀바위까지의 길이 힘든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우리의 몸이 무거웠을 뿐.

    쌀바위 산장에 도착해 겨우 가지산의 첫 사진을 남긴다.
    어맛!!!

    쌀바위를 배경으로도 한 장.
    쌀처럼 생겨서 쌀바위인 줄 알고 한참을 노려봤는데도 도저히 쌀의 그림자도 찾을 수 없었던 쌀바위.
    알고 보니 저 바위에서 쌀이 나와 쌀바위라고 부른단다.

    쌀바위 산장에는 조악하지만 화장실도 있다. 매우 고전적인 화장실이지만 화장실에 야박한 영남알프스에서 이게 어디냐 싶을 만큼 고마운 존재!

    네 번째 가지산!
    지혜로움을 더하는 산인 걸까?
    허허, 거 참~ 개🐶힘들구먼~
    하며 오르다 보면 득도하는 것 같기도 하고 현인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니.. 견뎌내고 이겨내는 지혜가 더해질 것 같기도 하다.

    가지산장에 들러보고 싶었지만 우린 가진 것이 너무 많았고 가지산장은 때마침 자리도 없었기에 다음을 위해 넣어둔다.
    헬기장 인근에 자리를 펴고 한 시간 여를 수다 떨며 식사를 했다.
    처음으로 텀블러에 와인을 싸가봤는데 산에서 마시는 와인은 정말 꿀맛이었다.
    크리스탈 언니, 서울 남자와 연신 짠을 해가며 술을 마시고 안주를 먹다 보니 내 몸은 천근만근 무거워졌고 졸음이 밀려와 눈이 따갑고 매웠다.

    우선 가지산 가보고, 운문산 갈지 말지 결정하자

    라고 했을 때 알았어야 했고, 차 한 대를 상양마을에 세웠을 때 눈치챘어야 하는데...
    우리의 하산은 최단코스가 아니라 최장코스였다.

    운문산 오르기 직전인 아랫재를 지나 내가 늘 사과를 사던 상양마을로 내려가는 코스.
    다들 피곤한 몸에 많은 음식을 쏟아부은 죄로 한걸음 한걸음이 그 어느 때보다도 무거웠다.

    사진이고 뭐고 얼른 가버리자 하다가도 한 명이 찍고 나면, 나도 나도!! 하고 나서서 사진 찍는 김에 쉬어가 본다.

    저멀리의 산동무를 열심히 담아내는 중

    아이고 죽겠다아아아아~ 하다가도 금세 신이 난다.

    가지산을 넘어온 산객들이 무거운 짐을 벗어던지고 운문산을 향해 오르는 아랫재.
    우리는 그곳에서 하산을 결정했다.
    1.5킬로만 올라갔다 오면 되지만 우린 이미 너무 지쳤다.
    인증을 하는 사람도 없으니 오늘은 이만 쉬자며 오늘 할 일을 마무리하기로 한다.

    고헌산 7km, 가지산 15km.
    오늘 하루 22km의 산행을 했다.
    이 정도면 됐다 싶을 만큼 충분히 걸었다.

    신불산 자연휴양림에서 아주 찐~~~~~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후끈후끈한 방바닥에서 노곤함을 풀었다.
    내일의 등산을 위해.

    🎯고헌산/가지산🎯
    ✔️ 산행거리 : 고헌산 7km / 가지산 15km
    ✔️ 산행시간 : 고헌산 2시간 40분 / 가지산 6시간 40분
    ✔️고헌산 코스 : 외항재-고헌산 정상
         가지산 코스 : 운문령-쌀바위산장-가지산정상-아랫재-상양마을
    ✔️ 멀리간김에 산행 중 가장 힘든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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