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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일기] 적석산과 거류산 그리고 통영여행_20260323등산일기 Hiker_deer 2026. 3. 26. 22:03반응형
토요일의 꽃놀이에 이어 일요일 하루 쉬고 월요일 또 산행을 나선다.
대장언니는 봄꽃산행이라고 했지만 나야 뭐, 꽃은 둘째. 남도에 있는 산이 좋으니까 가는 거지.
목적지는 고성.
특별히 월요일 화요일 휴가를 냈다.
많은 것이 부족하고 모자란 나인데, 휴가만큼은 세상 여유롭고 넉넉하지 말입니다.
일요일 밤 차를 타고 출발.
고성 적석산에 도착.
큰 의미는 없지만(정상에서 일출을 보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뜻) 일출이 6시 30분이니 5시에 산행을 시작하기로 한다.
일요일 밤, 사당으로 이동할 때는 토요일의 날카롭던 바람이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져 내가 쉬는 일요일 한나절에 추위가 싹 물러갔구나 싶었는데.. 역시나 해뜨기 전의 새벽은 추웠다.
발 동동 구르며 몸을 풀고 산행 시작.
돌이 쌓여있는 산이라는 뜻의 적석산의 등산로는 계속 흙길이었고 가차 없이 오르막만 이어졌다.
잠시 숨 돌리는 내리막(실은 내리막은 잠시 숨만 돌릴 뿐 다시 올라가야 하니 싫다!!!!) 또는 평지 따위 나오지 않고 가파른 축에 속하는 오르막이 계속 이어졌고 춥다고 발 동동 구르던 과거의 나는 싹 잊히고 하나하나 껴입은 옷을 벗어야 했다.
숲길을 걷다가 조망이 터지는 곳이 나타날 때마다 세상의 둘러싼 색이 점점 밝아지더니 이내 붉어졌다.
곧 해가 떠오를 것이다.

적석산은 풀섶님의 세계였다.
풀섶님이 정성스럽게 만들어놓은 표지석 찾는 재미가 매우 쏠쏠했다.
뾰족 솟아오른 곳을 찾아 정성스럽게 표지석을 남겨둔 풀섶님에 대한 상상으로 마음이 따스해졌고 상상의 나래를 펴며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남쪽도 미세먼지가 심하다던 일기예보에 걱정을 했는데 오늘 하늘이 참 좋았다.
미세먼지는 있을지언정 하늘을 바라보고 풍경을 내려다보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우리는 옥수봉에서 떠오르는 해를 맞이할 수 있었다.
옥수봉엔 표지석이 따로 없고 넓은 바위에 옥수봉이라고 써두었더라.
우연히 발견한 옥수봉 세 글자에 유쾌한 웃음이 터진다.
옥수봉에서 10분만 걸어가면 또 국수봉이 나온다.
이걸로 적석산의 뾰족뾰족함이 얼마나 촘촘한지 알 수 있다.
정상을 향한 계단이 나오고 그러고 나서 진짜 적석산이 나온다.
오!!! 이래서 돌이 쌓인 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거구나.
바다에서 융기한 듯한 지형을 가진 적석산의 진면모는 적석산 정상에서야 만날 수 있다.

사방이 뻥 뚫린 적석산 정상에서 아침을 먹었다.
다들 짧은 산행으로 생각하고 덜렁덜렁 올라온 길, 산행은 생각보다 길었고 배는 또 금세 고팠다.
다행히 내가 샌드위치를 두 개 준비해 가서, 반조각씩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왜 형님들은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는 걸까.. 나는 샌드위치 반조각에 초코바 몇 개를 우걱우걱 씹고 나서야 하산할 기운이 생겼는데 말이다)
멋지게 켜켜이 쌓인 돌산에는 귀여운 출렁다리도 있었고 넉넉한 통천문(?)도 있었다.


보통 돌 사이를 통과해 지나가야 하는 길은 매우 비좁아서 "뚠뚠이 출입금지요!!!"싶은 느낌인데 적석산의 그것은 매우 넉넉하여 편하게 통과할 수 있었다.
높지도 않고 크지도 않은 산인데 참 다채로웠다.
흙길, 돌길, 조형물, 표지석 등 오리고 내리며 발견할 수 있는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았다.
소용돌이 얼굴을 한 사람이 다리를 펴고 앉아있는 것 같은 모양의 적석산 바람꽃 조형물도 귀여웠고
다 내려와서 올려다본 적석산의 산세 또한 흥미로웠다.

봄이 찾아온 푸르른 대지와 쏟아질 듯한 고랑 모양으로 솟은 산.

마을을 통과해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도 눈호강을 하며 오늘의 첫 번째 산행을 마쳤다.
🎯적석산 오르기🎯
✔️산행거리 : 8.8km
✔️산행시간 : 3시간 25분
✔️산행코스 : 적석산공영주차장-성구사-문도산-성구봉-국수봉-적석산-구름다리-일암소류지갈림길-주차장
✔️주차 : 무료
✔️작고 귀여운데 모든 것을 다 가진 적석산!
그리고 거류산으로 출발.
보통은 1일 N산을 하게 되면 그 사이 식사를 하게 마련인데 오늘은 정상에서 먹은 샌드위치의 힘으로 아침식사는 건너뛰고 바로 거류산을 오르기로 했다.
적석산에서 거류산을 가니 대모산에 있다 북한산에 간 기분이다.
주차장 규모부터 다르고 위풍당당 엄홍길 기념관, 공룡 조경이 산의 유명세를 알려주는 것 같다.
게다가 들머리부터 매우 잘 가꾸어진 산임을 알 수 있었다.
잘 정비된 등산로.
거류산은 풍광이 정말 뛰어난 산이었고 경남 고성은 정말 아름다운 동네였다.
평야와 바다와 산과 섬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감동적인 풍경을 선사했다.
올라갈 때는 빠르게 오르다가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는 오래오래 여유롭게 쉬어갔다.
이렇게 멋진 풍경을 어찌 그냥 지나칠까.
질릴 때까지 보아도 좋을 텐데 질릴 리 없어서 적당히 머무르다 떠나는 것뿐.
거류산성을 외쪽아 두고 길을 오른다. 거류산성이 무너질까 돌 사이사이에 지지대 역할을 하는 작은 돌이 끼워져 있다.
귀엽다!

거류산성이 끝나는 곳이 멋진 돌탑 두 개가 있다.
돌탑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끝내준다.
미세먼지고 뭐고 햇살은 정말 따사로웠고 바람은 시원했으며 가시거리가 꽤 좋아서 멋진 풍경을 즐기기엔 더없이 좋은 날이었다.

거류산에서 내려다보면 바다가 대한민국 지도 같아 보인다.
그래서 한반도 지형이라고 한단다.
정말 그럴듯하게 한반도 지도 같아 보이는 육지.
오르락내리락. 몇 번을 거쳐 정상이 도착했다.
거류산 정상 산불초소에 계시던 직원분이 나오신다.
월요일인데? 의 의문과 반가움을 가득 담아 인사를 건네신다.
그리고 사진 찍을 포인트를 여러 개 알려주셨다.
우선 쩌기 저쪽에 서면 요정샷을 찍을 수 있다고 알려주셔서 바로 기쁨의 돌고래를 소환했다.
산에 갈 때마다 늘 사람이 많아서 요정샷 찍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 역시나 평일에 오니 원하는 사진을 느긋하게 남길 수 있었다.
나도 있어, 요정샷!
그리고 또 저쪽 끝에 가서 바다 배경으로도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하셨다.

바로 총총총총 이동.
한반도를 앞에 두고 사진을 찍고요.
주말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사진 찍기 힘들다며 절레절레 고개를 흔드시는 산불초소 선생님.
이곳저곳 쪽집게 강의처럼 찍어주신 덕분에 흥겹게 놀 수 있었다.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하산.
어쩜어쩜 이렇게 멋진 풍경이 있을까.
팔영산만 멋진 줄 알았는데 거류산도 멋있네.
고흥에서도 살고 고성에서도 살아야 할까 봐.
역시 돌아다니면서 살아야겠어.
은퇴하면 떠돌이 예약이요

다리를 건너 또다시 마주한 바다를 앞에 두고 한참 수다를 떨었다.
급할 것 하나 없는 우리.
산을 두 개째 타는 중인데 겨우 정오다.
시간이 차고 넘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주제인 점심메뉴를 논의하며 원래 계획했던 세 번째 산은 가지 않기로 했다.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장을 봐서 통영 ES리조트에 해가지기 전에 가야 하는데 시간이 살짝 애매했기 때문이다.
모두 아주 즐겁게, 기꺼이, 흔쾌히 세 번째 산행을 빼는 것에 찬성했다.
거류산이 오늘의 마지막 등산인 것으로 정하자 발걸음도 가볍다.
룰루랄라~!
오늘은 끝이구나.🎯거류산 오르기🎯
✔️산행거리 : 9.8km
✔️산행시간 : 4시간
✔️산행코스 : 엄홍길전시관주차장-거북바위 갈림길-문암산-거류산-거류산 전망대-거북바위-당동갈림길-장의사 갈림길-거북바위 갈림길-주차장
✔️주차 : 무료
✔️이렇게 멋진 풍경이라니!!!!등산 하나 빠진 것이 이렇게 좋을 거면 등산을 그만두던지

좋다고 다니면서 안 가게 되면 더 좋아하는 참으로 묘~한 우리.

산행을 마치고 둠칫둠칫 흥에 겨워 통영으로 이동했다.
대장언니가 좋아하는 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간다.
3시부터 브레이크 타임인데 2시 반에 도착. 주문을 마쳤다.

동광식당의 멍게비빔밥과 도다리쑥국.
도다리쑥국이 이렇게 맛있다니.. 그동안 내가 먹었던 도다리 쑥국은 다 거짓부렁 같은 느낌.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저녁거리를 사러 통영중앙시장으로 향했다.
점심 먹자마자 저녁을 사는 멋진 사람들!!

생선 3종 5만 원어치 회를 떴다.
정말 깔끔하게 손질을 해주시던 사장님의 솜씨에 감동.
엄청난 양의 멍게가 만원, 적당한 크기의 해삼 세 마리가 만원이었다.
모두가 만족한 양과 가격.
통영의 끝에 위치한 ES리조트.



가우디 느낌이 살짝 난다.
아주 살짝.
산행 하나를 뺀 덕분에 여유롭게 체크인을 마치고 샤워까지 했다.
개운한 몸과 마음으로 일몰을 보러 나갔다.

일출과 일몰은 정말 순식간이다.
머리가 삐죽 위로 나온다 싶으면 어느새 두둥실 하늘위이 떠있고 꼬리가 들어간다 싶으면 어느새 사라져 있다.
오늘은 해뜨기 전부터 움직이기 시작해서 해가 지고 나서도 오래도록 깨어있는 하루였다.
만족스러운 저녁 한상을 차려 기나긴 밤을 즐겨본다.
아무것도 아닌 일로 웃고, 환호하고 올지 안 올지 모르는 마래의 다른 산행을 이야기해 본다.
넷이 오붓하게 온 1박 산행은 정말 오랜만이라 더 오랜 시간 대화할 수 있었고 서로에게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역시 나는 대인 실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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