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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생활] 나인_천선란 등
    독서생활 2026. 4. 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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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선란 작가의 책을 읽어야지 
    라는 생각을 했다.  
    전자도서관의 목록에서 보이기도 했고 아주 오랜만에 우연히 들어간 인스타에서 올리브언니가 올린 서평을 봐서이기도 하다.  
     
    많은 책 중에 무엇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나인을 골랐다.  
    나인은 아주 옛날에 내가 정말 재밌데 봤던 드라마의 제목과 같다.  

    열일곱 청소년들의 성장소설 같다가도, 어느새 너무 어른스러워지기도 하는 이야기.  
    진지하게 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쳐가다가 갑자기 외계인이 등장하는 이야기.  
    글은 그렇게 평이하게 가다가 뒤통수를 한번씩 탁 치는게 그게 참 좋았다.  

    그리고 나는 다시 찌든 세상에서 한발짝 물러서 아주 다양한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다.  
    난 어릴때 상상 공상 망상 등등 참 많은 생각을 하던 어린이였는데 그걸 다 잊고 살았다.  
    땅에서 피어난 자와 알에서 태어난 자, 그리고 또 어떤 태생일지 모르는 자들이 신나게 웃고 떠드는 곳에 사람에게서 태어난 자라 들어가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그 곳을 엿보는 상상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_우에도 지즈코 


    드디어 나도 나이듦, 늙음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늘 이렇게 힘든 인생을 잘 살아낸 나를 대견해하고 그렇게 쌓은 나이가 나의 인생의 반증이었는데 엄마의 노화와 노화로 인해 할 수 있는 것이, 하고 싶은 것이 적어지는 엄마를 보면서 나의 노후가 두려워진 것이다. 

    그렇게 늙음에 대해 고민을 하며 신예희 작가의 책을 읽었고, 그런 이야기를 나누다 추천받은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를 읽었다. 

    아빠의 죽음, 고양이의 죽음 이후 죽음이 내게는 먼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노화보다도 가까운, 익숙한 것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과정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아빠의 투병을 보며 존엄사에 대해 생각하고 바라게 되었는데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는 누구도 삶을 끝낼 권한은 없다고 한다. 
    먹을 수 있다면 사는 것이라고... 
    산다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고, 병에 걸려도 치매로 정신이 희미해져도 먹을 수만 있다면 그리고 약간의 사회적인 도움만 더해진다면 누구나 혼자서 살다가 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독사 말고 재택사. 
    병원은 치료를 위한 곳이라고... 
    일본에서 죽음의 원인 2위가 노쇠라고 한다. 
    노쇠라 함은 죽음의 원인은 모르지만 나이가 들어 모든 기능이 저하되고 그로인해 죽음에 이르게 되는 모든 것을 뜻한다. 
    나이가 들어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는 치료보다는 케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 있어도 되며 집에서 죽음을 맞는 것이 그리 이상하거나 불행하거나 불쌍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사회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겠지. 
    다른 것은 다 괜찮은데 치매만은... 치매에 걸린다면 그냥 스위스 가는게 낫겠어라고.. 
    내 주변 지인들하고는 다 공감대를 쌓은 이야기였는데 치매가 온 사람에게는 미래도 없고 과거도 없기때문에 현재만을, 오늘만을 살고 그래서 특별히 불행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늘만 사는 사람이야! 
    라는 말은 미래의 걱정 다 접어두고 현재를 충실히 즐긴다는 뜻이다. 
    치매는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고 한다. 
    한때 밈처럼 떠돌았던 오늘만 사는 사람이라는 말이 치매와 이렇게 연결될 줄은 몰랐다. 

    어쨌든 그렇기 때문에 치매 역시 사회 시스템의 도움만 있다면 충분히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는 병이라고 한다. 
    물론... 치매의 정도나 종류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내가 살던 집에서 잘 살다가, 노화의 병증이 찾아왔을때는 사회 간병시스템의 도움을 받고 익숙한 곳에서 죽는 것.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니.. 좋을 수도 있다. 
    내가 그래서 그렇게 주택연금에 연연하지 않았던가. 
    익숙한 곳에서 죽을때까지 살겠다고 말이다. 

    너무 무겁지 않게,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많은 사례들을 보여주었고, 미래를 제시해 주었다.

    이렇게 조금씩 죽음과 늙음과 친해지는 것도 나이듦을 받아들이는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겠다. 
    난 역시 잘하고 있군, 흐뭇~~~ 

     

    나의 완벽한 장례식_조현선 


    어둠이 스며드는 시간, 그림자 없는 손님들의 마지막 주문이 누군가의 오늘을 바꾸는 작은 기적이 된다. 
    책의 뒷장에 쓰여진 글들이 이 소설의 전부이다. 
    어떤내용이 이어지고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다 알면서도 참 따스하고 소소한 이야기라 미소를 지울 수 없었다. 
    가끔은 이렇게 단순하고 따스하고 감동적인.. 빤하지만 편안한 이야기도 필요하다. 

     

    영수와 0수 _ 김영탁 


    김영탁 작가의 곰탕의 big fan이다.  
    그렇다면 영수와 0수는? 
    긴 이야기가 아니고 읽기시작하면 재미있고 흥미롭고 진도가 빨리 나가는 이야기임에도 몇번을 끊어 읽었다.  
    진도는 빠른데 어느정도 이상 읽지를 못했다.  
    이것이 흡인력이 부족한 것일까? 

    신박한 설정. 무성영화의 변사 나레이션 같은 전개방식이 가벼움을 더해줬지만 삶에 대한 고민이 짙게 담긴 내용이었다.  
    죽기위해 자기 대신 살 복제인간을 만든 인간.  
    살기위해 복제인간을 만들었는데 복제인간이 만들어지기 전에 죽어버린 인간이 복제인간이 아무것도 모르고 자기가 살던 행복한 삶을 살아갈 것 같아 복제인간이 불행한 기억을 주입하고 평생 불행하길 빌며 죽어간 인간.  
    타인으로 인해 행복해지는 인간.  
    타인의 불행으로 살아가는 인간.  

    다양한 인간 군상이 마치 촌극처럼 부딪히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사는 거 욕심 아냐.  
    추하지 않아.  

    죽고싶었는데 살고싶어진 영수는, 죽고싶어 만들었던 0수를 보며 갈등에 빠진다. 
    살고싶다는 건 추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상황은 기이해졌다.  

    나를 구하는 나를 본 영수는 이제 삶을 기꺼이 산다. 여전히 세상에는 사는게 지루해 자살을 하고 그로인해 가족에게 폐를 끼치고 그 삶이 힘들어 또 자살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지라도 영수는 살아야하는, 살고싶은 사람이 되었다.  

    삶은 살아볼 가치가 있다.   
      

    강하고 아름다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_김슬기 

     
    '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글귀를 보고 
    '다 자란 어른이 회복하는 데도 온 마을이 필요해'라는 생각을 한 작가가 창조해낸 신비롭고 화끈하고 속시원한 판타지. 

    다 자란 어른이 회복할 수 있었던 구절초리.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울끈불끈 해지며 기골이 장대해지는 멋진 구절초리 할머니들. 
    남자에게는 해당사항 없는 구절초리의 유전자. 

    산치광이 운동병자인 내가 혹할 수 밖에 없는 책이었다. 

    가족 별 것 아니더라고. 맛있는 거 나눠 먹고, 서로 간섭하고, 등 밀어주고. 이런 게 가족이지. 
    타고난 강골은 아니지만 나도 오랜 세월을 버티고 견디고 이겨내고 또 단련하여 강하고 아름다운 할머니가 되어야지. 
    몸 뿐만 아니라 마음도 강하고 아름다운 할머니가 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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