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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일기] 거제도 산방산, 계룡산과 선자산
    등산일기 Hiker_deer 2026. 4. 2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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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4. 25.

    영남알프스 은화에 이어 참 많은 지역이 산 이벤트로 산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함양 오르고, 거제 산타고.
    그리고 이런 것을 하면 으레 수집가들이 달려들고 그들 덕분에 나는 이 지역 저지역 산들을 돌아다닐 수 있다.

    오늘은 거제 산타Go 도장 깨기 중인 분들과 거제도 산에 다녀왔다.
    금요일 밤, 퇴근 후 무겁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차를 탄다.
    밤샘 운전을 해주시는 분들께는 늘 정말 무한히 감사할 따름이다.
    대체 어떤 체력들 지녀야 근무하고 야간운전을 하고 산을 탈 수 있는 걸까.
    이번생에 내 몸뚱이로는 알 수 없을 미스테리.

    바다와 맞닿은 산에 반해버리고, 사량도 지리산에서 섬산의 거친(?) 암릉에 반해버려 기회가 닿는 대로 섬의 산을 올라보자고 생각했다.
    거제 산타Go는 이런 나의 생각에 아주 고마운 기회를 제공해 준다.

    4시 좀 넘어 도착한 거제도 산방산 들머리.
    아주 조금 쉬고 정비를 하고 산행에 나선다.
    쏟아질 듯 반짝이는 별들에 감탄하고 있을 때 저기 은하수가 있다고 알려주는 대장님.
    하지만 자꾸 봐도 모르겠고요.
    결국 대장님 사진을 보니 이제야 저게 은하수구나 하고 알게 된다.

    동네 뒷산 같은 들머리로 입성.
    동네 뒷산 같은데 길은 잘 정비돼 있네 라는 생각에 인상적이었다.
    지난주 도봉산만 생각하고 옷을 대충 챙겨 왔는데 새벽을 추위는 가혹했다.
    패딩...
    패딩이 이렇게 아쉬울 일인가.
    싶었지만 이내 패딩 생각은 사라진다.
    산이 아주... 화끈하게 올라간다.
    쉬지 않고 오르막오르막 오르막만 나오는데 문제는 우리가 산행을 너무 일찍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 이게 문제인가 싶긴 한데... 일출시간과 혹독한 추위를 생각하면 큰 문제이긴 하다.
    그럼 쉬엄쉬엄 천천히 가면 되잖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산행을 하다 보면 쉬는 게 마음 편하지 않아 어쩐지 계속 걷게 되는 매직.

    들머리의 안내에 따르면 1.25km, 2시간 6분이면 정상에 도착한다는데..
    우리는 4시 40분에 산행을 시작했고 일출은 5시 42분이었다.

    1.25km는 산쟁이들에게 대개 1시간 안쪽으로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이다. 우리는 애써 느리게 걷고 중간중간 많이도 쉬어서 겨우겨우 시간에 맞춰 정상에 도착했다.

    중간중간 나타난 무시무시한 경사도의 험한 길들이 우리의 발걸음을 잡아주었다. 실은 올라갈 때는 그리 험한 길인지도 몰랐다. 내려오면서 아찔한 경사도를 경험하고 나서 쓰는 글이라 사진이 더 무서워 보일 뿐.

    정상 도착 직전 뒤를 돌아보니 오늘 일출운은 대박이겠고요.

    산방산 도착! 제주 산방산 아님 주의!

    아직 일출 전이라 다들 나름의 기념사진을 남기고 바람을 피해 아침식사를 하다가 해가 떠오를 때 우르르 몰려나와 일출을 감상했다.

    이 맛에 일출산행하지!

    이제 막 해가 떠오르고 하루가 시작됐다. 오늘은 저 태양을 향해 정오까지는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바다 위에 몽글몽글 뭉클하게 떠있는 다도해들은 볼 때마다 취향저격.
    너무 귀엽다.

    아침도 챙겨 먹었으니 본격적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하러 하산을 하자!

    5월의 신록은 사진에 담을 수 없다.
    미묘한 연두와 초록이 눈물 나게 감동적이다.
    더 짙어지기 전에 여린 초록을 실컷 눈에 담아야 한다.

    계단이 끝나고 나타난 하산길은..
    내가 여기 올라온 거 맞아?
    그거도 어둠 속에서 헤드랜턴 하나에 의지하고 내가 이 길을 올라왔다고?????
    진짜??????!!!!!!
    싶게 돌아버릴 만큼 가파르고 험한 길이었다.
    종종걸음도 이렇게 짜치게 종종거릴 수 없다-수준으로 종종종종 엉금엉금 하산을 했다.
    올라가는 게 더 빠른 속도였겠....

    그렇게 삼신굴을 만날 때까지 겁쟁이 바보의 하산이 계속됐다.

    오랜 질곡의 역사를 겪으며 살아남은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아니게 되었다는 부처굴(삼신굴)에서 짧게 소원을 빌어본다.
    다음 주, 혹은 다다음주 내 인생은 크게 변할 수도 있고 아니면 지금처럼 만족도 높은 삶을 계속 이어갈 수도 있고.
    코앞에 닥친 선택의 기로에서 영험한 기운을 얻어보고자 두 손을 모으고 머리를 꾸벅 숙였다.

    마을이 보인다.
    힘겨운 하산이 끝나가고 있다.
    안보였으니 올라갔지 밝은 대낮에 올라갔으면 길을 보며 한숨을 수도 없이 쉴 만큼 가파르고 험한, 역시 섬의 산(!!!)이었다.

    🎯산방산 오르기🎯
    ✔️산행시간 : 2시간(아침식사, 일출 관람 포함)
    ✔️산행거리 : 4.36km
    ✔️산행코스 : 보현사-산방산
    ✔️화장실 없음. 마지막 휴게소에서 꼭 화장실을 들러주세요.. 꼭이요!

    다시 차에 몸을 싣고 거제 공설운동장으로 이동.
    아침식사를 했는데도 허기진다.
    하지만 등산은 계속되어야 한다.
    왜? 그냥...
    거제도 까지 왔으니 무라도 잘라야지.

    거제 공설운동장에 주차를 하고 계룡산-선자산 연계산행 시작.

    현 위치에서 시작해 쩌기 아래 지도가 끝나는 곳에서 더더더 가면 선자산이 나온다고 한다.
    여튼 가봅시다.
    아파트 즐비한 임도를 지나 터널까지 지나고 나면 드디어 산다운 산이 나타난다.

    산방산 오를 때는 그렇게나 춥더니 갑자기 여름 초입이다.
    일교차가 이렇게 심할 수 있는 거냐며 투덜대기에는....
    푸르름이 너무 아름답다.
    이렇게 예쁜데 불만이 어딨어요.
    그냥 묵묵히 걸으면 되지.
    이게 등산의 매력 아니겠냐며!

    오늘은 익숙한 멀리간김에 멤버가 아니고 낯선 사람들이 80%인 산행이라 진짜 말을 많이 안 하고 오롯이 산을 느끼며 걸을 수 있었다.

    앞서 올랐던 산방산이 전형적인 섬의 산, 날카로운 돌길과 가파른 경사였다면 계룡산과 선자산은 흙길이 꽤 많았다.
    하지만 경사도는 만만치 않음. .

    무덥고 힘겨운 오르막을 쭉 올라오면 조망이 터지며 능선길이 계속되는데 경치가 끝내준다.

    오늘 산동무 중 사진을 엄청 잘 찍는 분이 계셨는데(목디스크 동반할 것 같은 커다란 카메라 동반!!) 연신 풍경에 감탄하는 내게 이런 색은 사진으로 못 담는다며 눈으로 보는 게 최고라고 했다.
    완전 동감.
    이런 미묘하고 다채로운 색은 절대 담아낼 수가 없다.
    같은 색이 하나도 없는 초록과 연두의 산.

    능선이 시작되었다.
    휴우... 능선 너어어어어무 좋잖아!!

    그리고 비로소 돌산이 시작된다.
    두 손 두 발로 돌을 잡고 오르고 타 넘는 기분이 짜릿하다.
    사량도 지리산만큼의 아찔한 돌길은 아니더라도 꽤 재미난 길이 이어졌다.

    저놈의 송전탑이 세상 꼴 보기 싫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는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그리고 계룡산 정상 도착.
    일행들은 인증을 하고 나는 느긋하게 사진을 남겼다.

    계룡산 정상석에서 보이는 우뚝 솟은 바위.
    나는 저런데 절대 못 올라가니까 용감한 동무들의 사진으로 대신해 본다.

    까꿍!
    발만 내딛으면 이 세상 끝나는 아찔한 절벽사이로 몸을 내밀..어 보려던 것은 아니었고!

    이런 곳이었다.
    저 비좁은 틈을 지나서 세상밖으로 나가듯!
    탁 트인 바다와 푸르른 세상을 마주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자리를 뜨기 싫어진다.

    돌산 싫다고 무섭다고 떼쓰던 산꼬맹이는 사라지고 이제는 정말 돌산이 좋다.
    이렇게 멋있는데 어떻게 안 좋아해요!

    포로수용소였다는 곳.

    이곳까지는 차로 올라올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후딱 그곳을 지나 또 사람이 없는 산길로 들어간다

    선자산을 가려면 이 완만하고 목가적인 길을 쭉 타고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한다.
    내려갔다 또 올라가야 한다니!라는 생각은 잠시였고 목가적인 오솔길에 홀딱 반해 거제도 정말 너무 좋다며 깨발랄하게 걸었다.

    그렇게 길의 끝까지 가면 정자가 나온다.
    잠시 쉬어가요.
    행동식을 나누고 땀을 식힌다.
    더위가 만만찮다.
    나... 6월 둘째 주까지 산행이 빼곡히 차있는데 이 더위에 그 산행들을 다 해낼 수 있을지 미래가 심히 걱정된다.
    하지만 바람이 불어온다.
    고민은 바람과 함께 날려간다.
    그날이 오면 그날의 내가 잘 해내리라.

    엄청 더웠는데 정자에서 쉬는 동안 땀이 식자 추워진다.
    더 추워지기 전에 출발.

    선자산은 진짜 흙산이었다.
    아주 짧게 짧게 가파른 오르막과 큰 바위들이 나타났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귀여운 흙산이었다.

    봄의 나무들이 만들어준 터널.
    여린 신록사이로 걷는 내내 내가 초록이 되는 것 같다.
    선하고 여린 초록.

    오르막 내리막이 계속 이어지는 섬의 산들은 걷다 보면 상승 고도 1000미터는 금방 치게 된다.
    이른 새벽이 오른 산방산까지 치면 오늘 1600미터가 넘게 올라 아주 알차고 파워 넘치는 하루를 보낸 셈이다.

    드디어 오늘의 대미를 장식할 선자산에 도착했다.
    선자산 정상석에서 바로 하산하는 길이 있어 그쪽으로 가려는데, 정상에서 만난 거제도 분들이 다시 전망대 쪽으로 돌아가 하산할 것을 권해주셨다.
    이쪽에서 바로 내려가면 버스도 택시도 타기 어려운 곳이라며, 특히나 주말에는 택시 타기가 너무 힘들단다.

    현지인의 꿀조언을 바탕으로 우리는 왔던 길을 되돌아갔고 전망대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택해 하산을 했다.
    덕산아파트 방면.
    하루 종일 푸르른 숲을 걷던 우리의 날머리는 사는 냄새가 진동하는 아파트 단지였다.
    마법에서 풀리듯. 그렇게 현실로 돌아왔다.
    하루 종일 초록과 연두세상을 걷다 도심으로 귀환.
    극적이고 유쾌하게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계룡산과 선자산🎯
    ✔️산행거리 : 13.5km
    ✔️산행시간 : 5시간 20분
    ✔️산행코스 : 공설운동장 - 감실령고개 - 계룡산(566m) - 고자산치 - 선자산507m) - 덕산아파트
    ✔️덕산아파트에서 공설운동장까지 택시로 이동, 6천원 내외!
    ✔️섬에 있는 산님들! 사..사..사랑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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