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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일기] 인생 최고의 단풍-선운산
    등산일기 Hiker_deer 2022. 11. 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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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바위, 투구바위.
    돌 타기 좋아하는 산동무들이 선운산에 돌을 타러 가자고 했다.
    돌찔이는 몇 번을 고민하고 또 고민한 끝에 겨우 따라나서기로 마음을 먹었다.

    영상앨범 산에 나온 선운산을 보았으나 산을 오르는 장면보다 다른 잡담(코스 상세를 보고 싶은 내게 다른 장면은 잡담일 뿐😶😶😶)이 더 많았고 대부분 정상을 가는지라 블로그 포스팅도 많지 않았다. 못 가면 우회!
    라는 심정으로 우선은 발가락을 얹는다.

    여지없이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나갈 채비를 하고 길을 나서는데..
    와... 너무 춥다!!!
    너무너무 추워서 몸이 쪼그라드는 것 같았다.
    이 추위에 뭐 하고 있는 건가
    몸도 무겁고 춥고.... 이제 올해 등산은 그만해야 할까 봐

    5시 모임 장소에서 동무들을 만나 출발한다.
    추우면 에너지 효율 빵!!!!
    배터리 급 방전으로 차에 타자마자 기절하듯 잠들었다.
    운전하는 대장횽님께 죄송한데 눈이 떠지지 않았고 몸은 시트 밑으로 꺼져 들어갈 것 같았다.

    그렇게 선운산 도립공원에 도착!
    넓은 주차장은 이미 차로 가득했다.

    투구바위 들머리까지 가는 동안 길이 예쁘고 난리가 났다.
    단풍이.. 단풍이 이렇게 예뻐도 되는 건가 싶었다.
    이건 좀 말이 안 되는 거 아냐??!!!!
    라는 비명이 나올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장관이 펼쳐졌다.

    물그림자에 비친 정자와 단풍이 발길을 붙들었다.
    -횽님, 우리 산에 올라가지 말까요?
    이런 풍경을 두고 어딜 가요?????

    저수지를 건너 조금만 더 걸으면 투구바위로 가는 들머리가 나온다.
    나온다.
    나와....
    나왔는데 입산금지 현수막도 함께 나왔다.

    돌타홀릭 대장님은 당황했다.
    돌을 못 타다니!!!

    그래서 근처의 내변산을 갈까, 월출산을 갈까
    아니면 올라가는 길에 있는 계룡산이나 금수산을 갈까 계속 오락가락 고민을 하며 되돌아 나오는 길을 걸었다.
    가려던 코스를 못 가게 되어 선운산은 이미 대장님 마음속에서 멀리 떠나간 터였다.

    그런데 그 와중에 선운산 도립공원은 정말....
    미치도록 예쁘다! - 선운산도 산인데 왜 왔다가 그냥 가요!!! 온 김에 그냥 선운산 올라가요오오오오~~~~~!! 어느 산을 갈까 고민하며 오락가락하는 동안 벌써 5km나 걸었다

    그리고 결국 선운산을 오르기로 했다.
    도솔암 쪽으로 걷다가 "포갠바위"라는 안내표지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산을 올랐다.
    오르막이 가파르지 않았고 선운산도 나름 돌산인지라 오라 오르지 않아 금세 전망이 터지는 곳이 나타났다.

    커다랗고 둥근 백합조개와 뾰족한 모시조개를 엎어놓은 것 같은 산등성이들이 너무너무 귀여웠다.
    200미터 남짓 올라왔을 뿐인데 이렇게 멋진 풍광을 선사하다니!!!

    마당바위에서 잠시 간식을 먹었다.
    오늘은 소풍이다!!
    단풍놀이🍁🍁
    그리고 5분여를 더 올라 선운산 정상인 수리봉에 도착했다.

    선운산 수리봉-블랙야크 100대명산 쉰네번째 인증

    다시 뽈뽈뽈뽈 느긋하게 마당바위로 내려와 조금은 이른 점심을 먹었다.
    바람은 찬데 햇살이 따사로웠다.
    반팔을 입어야 했을까 싶었지만 자주 불어오는 찬 바람에 목덜미 털이 곤두서는 느낌이었다.
    가벼운 긴팔 아노락 하나 입고 등산하기 참 좋은 날씨였다

    투구바위 들머리 가던길에 지났던 저수지가 멀리 보인다. 전테적으로 너무 귀여운 선운산의 산세❤️❤️

    다시 도솔암 산책로로 내려와 반대편 낙조대로 가는 길에 들어섰다.
    원래 수리봉에서 내려오는 길에 낙조대 가는 길로 들어설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신나게 수다 떨며 내려오느라 놓쳐버렸다

    여러모로 느긋하고 여유롭고 헐렁했던 산행.

    낙조대 가는 길의 초반은 1km 이상은 거의 평지에 가까운 산책길이다. 이런 산행 너무 좋다며 깔깔 웃었다.
    내 수준에 딱 맞는 산행이라며 낄낄거렸다.
    낙엽이 쌓였지만 위험한 곳은 없었다.
    잔돌이 많아 그것만 조심하면 되었다.

    낙조대에 오르기 직전 보이는 속이 뻥 뚫리는 풍광이 눈을 사로잡는다. 낮은 산들이 주욱 이어져 귀엽고 너그럽고 누구나 품어줄 것 같은 산맥을 형성한다.

    다시 선운산에 온다면 점심과 간식은 낙조대와 천마봉 오르는 길에 먹으리라.
    정말 여기저기 최고의 쉼터가 널려있다.

    엉금엉금 네발로 낙조대를 기어올랐다.
    기어이 오늘 돌을 타고야 말았군

    사뭇 고독해보이는게 아쥬 죠쿠나

    낙조대에 앉아 천마봉을 바라본다.
    그리고 더 멀리의 선운산 풍경까지도 바라본다.

    쪼기 천마봉

    선운산 오르는 내내, 선운산을 걷는 내내
    이 예쁜 풍경을 뒤로하고 다른 산에 가려고 했던 과거의 우리를 반성하고 선운산에게 진정성 가득한 사과를 건넸다.

    천마봉 도착.
    넓은 바위에 옹기종기 헤쳐 모인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간식을 즐기고 사진을 찍었다.
    이런 데서 쉴 수 있다는 것,
    이런 데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도
    등산의 빼놓을 수 없는 묘미이다!

    천마봉에서는 사방을 둘러봐야 한다.
    어느 한 곳 빠지지 않게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넓디넓은 천마봉에서 우리도 한편에 자리를 잡고 마지막 남은 간식을 먹었다.

    나중에 나중에 등산을 못하는 날이 오면
    말도 안 되는 풍경 속의 식사가 가장 아쉬울 것 같다
    (먹는 게 제일 좋아~~~~(feat. 뽀로로))

    하산길에도 어쩐지 마음이 찡해지는 선운산의 멋진 뷰가 계속해서 펼쳐졌다.
    자연이 펼쳐 보이는 엄청난 예술적 감각에 내 감각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

    자연이 빚어낸 어마어마한 장관이 경건해지고 숙연해졌다.
    오늘도 다시 한번,
    등산을 해서 다행이야.
    산을 사랑해서 다행이야.
    오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 다행이야.

    길지 않은 하산길을 내려오면 꽤 긴, 평탄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잠시 도솔암에 들른다

    실은 이른 아침 산을 오를 때는
    -이렇게 멋진 곳인데 내장산보다 사람이 적어 고즈넉하니 너무 좋다
    했었는데.. 아니었다.
    그냥 이른 시간일 뿐이었어.
    사람이 참 많았는데 워낙에 넓은 곳이라 그 많은 인파가 적절히 분산되었다.

    기가 막힌 색감의 단풍을 감상하고

    녹차밭과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 나를 살포시 놓아본다.

    이쪽 다리 저쪽 다리에서 서로를 찍어준다.
    어느 곳 하나 비어있는 곳 없이 조화롭게 아름다웠던 선운산 도립공원.

    엄청엄청 운치있었던 포토스팟

    단풍나무가 그냥 빨갛기만 한 것은 한그루도 없었다.
    한그루의 나무에 만 가지 색을 가진 나뭇잎이 달려있었다.
    그라데이션 덕후, 톤온톤 덕후가 기절할만한 단풍이었다.

    천가지 만가지 색의 단풍을 보니
    그냥 빨갛고 노랗기만 한 단풍들이 철없고 물색없이 느껴졌다

    숨 막히게 아름다운 단풍을 뒤로하고 선운산을 떠나왔다.
    내년 가을, 단풍이 그리워지면 다시 선운산을 찾아야지.

    올해 단풍산행은 이만하면 됐다고 충분히 봤고 넘치게 즐겼다고 생각했는데, 선운산은 단연코 올해 최고의 단풍이었다.

    🎯선운산 오르기🎯
    ✔️산행시간 : 7시간(찍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눕고 먹고🤣🤣🤣)
    ✔️산행거리 : 16.5km
    ✔️산행코스 : (투구바위 들머리까지 오락가락 다른 산 갈까 말까 오락가락 5km) - 선운사 - 포갠바위 - 수리봉 - 낙조대 - 천마봉 - 도솔암 - 선운사
    ✔️인생 최고의 단풍놀이🍁🍁

    오락가락 정신없었던 우리의 마음을 보여주는 선운산 루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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