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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을 주듯,
    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2. 11. 1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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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따뜻한 말, 위로의 말을 참 잘 건네고
    스킨십이 매우 자연스러운 친구가 있다.
    따뜻한 손으로 나의 찬 손을 꼭 잡고 손바닥과 손등을 쓸어주며
    -우리 밤비는 설거지도 안 하는지 어쩜 이렇게 손이 부드러워.
    하거나 사무실이나 복도에서 스쳐갈 때면 늘 몸 어딘가에 따스한 온기를 건네준다.

    무뚝뚝하고 거리두기를 잘하는 내게, 참으로 낯선 친구였는데
    이제는 그 친구의 온기가 좋아서
    일부러 친구 앞에서 멈춰 서기도 한다.

    그때도 어쩐지 따스함이 필요해서 스쳐 지나가는 길에 잠시 멈췄더니
    아니나 다를까 나를 꼭 끌어안고 팔을 슥슥 쓸어주었다.
    그래서 하루를 버틸 온기를 얻었다.


    2. 나에게 벌을 주듯 운동을 했다.

    이번 주는... 나의 모든 것이 다 마음에 들지 않아
    모든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고
    모든 것에 불만만 품게 되어
    나에게 벌을 주듯이, 학대하듯이 운동을 했다. 이미 지난주부터 피곤을 못 이기고 10시 넘어가면 침대에서 꾸벅꾸벅 졸거나 기절하듯 잠이 들고 아침에는 일어나기가 버거웠던 몸인데
    하루도 쉬지 못하게 벌을 주었다.

    월요일에는 상체운동과 스쾃 500개
    화요일에는 걷뛰 7km, 달리기 3km
    수요일 상체 운동 + 스쾃 500개 + 플랭크
    목요일은 무릎에 살짝 통증이 느껴짐에도 걸었다
    금요일 러닝 7km
    토요일 공복 러닝 4.2km
    일요일 걷기 10km + 스쾃 500개

    이렇게 못살게 굴었더니 어쩐지 스스로가 좀 안쓰러워
    다음 주에는 나에게 좀 너그러워질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주는 진짜 운동이 좋아서 하고 싶어서 한 것이 아니고
    그냥... 나를 힘들게 하려고 괴롭히려고 운동을 했다. 가끔 보면 스스로에게 참 못된 나

     


    3. 첫 공복 달리기.
    금요일 밤 7km를 달렸으니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 3km를 달려 10km를 채워보자는 생각을 했다.
    밥을 먹지 않으면 달리지 않는 거대(?) 자동차 붕붕
    눈뜨면 바로 하루 종일 먹는 낙에 사는 내가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로 운동을 해보기로 한다. 엄마에게 가는 길에 대치유수지체육공원 주차장에 잠시 차를 세우고 한강을 달려볼까 했는데
    요즘 알음알음 인기가 너무 많아져 꼭두새벽이 아니면 주차할 자리 찾기가 어려운 대치유수지.

    역시나 만차여서 탄천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팔 벌려 뛰기와 스쾃으로 간단히 몸을 풀고 달리기 시작.
    살짝 어지러운가 했지만 엄살에 착각이었다.
    2.5km를 달려 반환점을 찍고 되돌아 달렸다.
    너무 더웠다.

    세상에.. 비 온다고 해서 산행은 취소됐는데 날까지 이렇게 더울게 뭐야.
    땀을 뻘뻘 흘리며 뛰었다.
    3km를 넘어서자 이놈의 비염이 문제였다.
    크흥 ㅠㅠ 비염 증말 싫다 ㅠㅠㅠㅠ

    결국 호흡을 제어하지 못해서 5km를 못 채우고 달리기를 멈췄다.

    늘 달리고 나서 생각하면
    - 더 달릴 수 있었는데 유약한 마음에 멈췄다
    싶은 생각에 시달리지만 그냥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고 그렇게 타협을 하고 싶은 거지

    4km 즈음되니까 배고픔이 심하게 몰려와 꼬르륵 소리를 음악 삼아 박자에 맞춰 뛰었다. 언젠가 또 기회가 되면 공복 달리기를 해야지.
    이런 식으로 안 해본 것을 한 번씩 해보면서
    다음에 또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는다

    5분에 100원, 혜자같은 탄천 주차장-
    잘~ 놀다 갑니다!


    4. 나의 옛 동네를 걸어보기.
    본가에 있다가 너무 할 일이 없어서 걸으러 나왔다.
    목적지는 새단장을 했다는 파리공원.
    - 목동에는 파리공원과 모기 공원이 있어
    라고 하면 친구들이 뻥치지 말라고 웃었었는데
    진짜 목동에는 파리공원과 목2공원이 있다

    집에서 파리공원이 엄청 멀다고 생각했었는데 2km가 조금 넘는 거리일 뿐이었다.

    4학년 2학기.
    수업 하나만 들었어서 시험공부와 취업공부를 위해 학교 도서관 대신 종종 들렀었던 양천 도서관

    어느 추운 겨울
    야윈 아빠의 손을 잡고 운동하자며 걸었던 파리공원

    파리공원의 상징인 빨간 기둥들이 늘어선 저광장을 아빠와 오래도록 걸었었다.

    생각해보면 아빠가 투병을 하는 3년 동안 동네 곳곳을 참 많이 걸어 다녔다.
    그래서 동네에서 운동할만한 곳 어디를 가도 그곳에 아빠가 있다.

    이번 한 주 내내 내가 참 못마땅했어서
    아빠와 함께했었던 곳에 오니 아빠가 더 보고 싶었다.
    다음 주부터는 다시 울 아빠의 딸인 나에게 잘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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