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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 마지막 독서일기
    독서생활 2023. 12. 3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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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언 블루_고가쓰히로


    절대권력을 거스르기 위한 치밀한 전략.
    꾹꾹 눌러가며 참아낸 불행
    절대권력을 누르고 내가 올라가겠다. 하지만 그때 내가 타락하거든 너는 망설이지 말고 날 죽여줘.
    하지만..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고 해서 경찰이 그 죄를 단죄하여 죽여도 되는 걸까?
    하물며 무언가 판단의 잣대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친한 친구가 죽이려 했던 사람을 내가 대신 죽인다니..
    이런 사람이 어떻게 경찰을 해?
    사람을 셋이나 죽여놓고.. 옳은, 바른 삶을 살 수 있을까?

    살인범이 나오는 소설을 읽다 보면 많이 나오는 말이 있다.
    사람을 죽여본 것과 그렇지 않은 삶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선을 넘는 것이라고. 절대 돌아갈 수 없는 경계를 지나친 것이라고. 살인을 해본 자라면 그 전의 인생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과연 그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어떤 경찰이 될까?


    마크드 포 라이프_에밀리에 셰프


    성인 조력자를 구한다면, 언제 뒤통수를 맞을지 불안해하며 살아야 한다.
    그래서 아이들을 택했다.
    아무 죄책 감 없이 시키는 짓을 자행할 수 있는 아이들.
    약간의 보상만 주어진다면 순수하게 잘 따르는 아이들.
    그리고 필요 없어졌을 때 죽여버린다 해도 아무도 찾을 사람이 없을 아이들.
    소름이 끼치는 한편으로 너무나도 명확한 사실이라 입만 벙끗거릴 뿐이었다.

    살아남은 케르와 하데스는 다시 한번 맞붙어야 하지 않겠냐며.
    2편 안 나옵니까?


    나 같은 기계들 _ 이언 매큐언


    - 직류를 사랑하는 게 어떤 건지 당신은 모를 겁니다. 마치 빛이 몸속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 같죠.
    - 나무와 잎에 대한 시는 아닙니다. 나 같은 기계들과 당신 같은 인간들에 대한 시죠. 우리가 함께할 미래…. 우리에게 다가올 슬픔(중략) 우리는 당신들을 넘어서고 당신들보다 오래 살 거예요(중략) 이 시는 승리를 노래하는 게 아닙니다. 오직 회한 뿐이죠

    우리의 잎이 지네
    봄이 오면 우린 새로 태어나겠지만
    그대는, 아아, 한 번 지네.

    - 나는 당신이 망치로 아담에게 한 행위가 언젠가는 중죄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당신이 돈을 내고 사서 그럴 수 있었습니까? 그게 그럴 권리를 부여했나요?
    - 당신은 우리만이 우리의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담은 당신이나 나보다 더 나은 정신의 소유자였어요. 당신은 의식을 지닌 존재를 없애려는 시도를 한 겁니다.

    블랙코미디 같았고
    잔바람에도 일렁이는 바싹 마른 나뭇잎처럼 한없이 가볍기도 했다.
    작가가 몇 번이나 일깨워준 이야기 속의 시간은 1982년, 하지만 사회상을 제외한 모든 것은 다가올 미래였다.
    가만히 읽다 보면 난 어느새 미래의 어느 시간 속에 있는데 그쯤 되면 작가가 다시 한번 지금은 1982년임을 일깨워 준다.

    읽다 보면 피식, 어이없는 웃음이 종종 새어 나온다.
    이게 무슨 궤변이야라는 생각도 들지만
    선과 정의를 수호하는 아담, 인간의 편향적인 도덕성을 받아들이게 설계되지 않은 그의 정의실현을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해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남에 의해 생을 마감하게 된 그 같은 기계들.
    자기애로부터 발로 된 내가 기준이 되는 이 세상 모든 기준을 이해하지 못한 절대선을 수호하고 한없이 드높은 지성을 가진 그 같은 기계들은 언젠가는 인간을 넘어설 것이고 인보다 오래 살 것이며 먼저 간 인간들을 그리워하며 회한 속에 살 것이다.


    만조를 기다리며_조예은


    죽은 자를 만날 수 있는 영산.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말이라면 그것은 사실일지 모른다. 인간의 욕망과 욕심이 더해져 그릇된 방향으로 나가지만 않는다면 영산은 산 자와 죽은 자를 연결해 주는 신령한 산으로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영산을 지키겠다는 명목하에 영산교가 생겼고 신도들은 돈을 내야만 죽은 자를 만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죽으면 영산에 묻히고 싶다던 네가
    바다에서 자살을 하다니
    그것부터 믿을 수가 없잖아.

    그래서 내가 내려왔어.
    진짜 자살한 게 맞는지
    왜 영산이 아닌 바다였는지..
    만에 하나 천에 하나 아니라면 너를 영산에 뿌려주기라도 해야 했어.

    산을 차지하겠다고
    예전부터 누려오던 부를 포기할 수 없다고
    종교를 만들고 사람까지 죽여버린 이야기.

    그리하여 남은 자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망자가 죽은 곳에서 만조를 기다리는 일뿐.


    디 아더 유-J.S. 먼로


    신비로운 도플갱어와 그에 관란 모든 이야기들은 차치하고 아직은 기계보다 우수한 인간의 뇌를 사용하기 위해 두뇌농장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인간이 무섭다.
    그 농장의 모습은 그 옛날 만화에서 보았던 디스토피아와 비슷했다.
    결국 도플갱어는 존재하는 것인지, 도플갱어가 진짜 사악한 것인지, 아님 형사의 추리대로 범죄를 저지르는 사악한 자아를 창조한 것인지 결론은 모두의 추론능 향해 열려있다.
    하지만 나에게 이 책은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 것으로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악의 유전학_임야비


    사내의 이름은 스탈린이었다.
    사내는 유전을 통한 획득형질 전승을 지지했다.

    이러한 사실을 기반으로 쓰인 소설은 뫼비우스의 띠 같아.
    실제 스탈린의 탄생이 어땠는지는 좀 찾아보다 말았다.
    소설 속에서 스탈린은 유전실험으로 탄생했고 독재자가 되어 유전실험으로 수많은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악의 유전학은
    악의가 가득 담긴 과학을 뜻하기도 하고
    악이 유전된 사례를 말하기도 하는 것 같다.

    과학이야말로 사람이 어떤 가치관을 부여하느냐에 따라
    선이 될 수도 있고 악이 될 수도 있다.
    악으로 가득 찬 과학의 몰락을 지켜보았다.


    너여야만 해_정해연


    '너여야만'하는 '너'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란다.
    하나의 방화사건이 곧 살인사건이 되고, 하나인 줄 알았던 사건인 두 개의 사건이 되었으며
    이 사건에 연루된 가족들이 서로 물고 물리며 너여야만 하는 네가 된다.

    순식간에 읽히는 소설
    역시 정해연 작가다.

    그나저나, 내 자식이 사이코패스라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린아이가 사이코패스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_질리언 메켈리스터
    아들의 살인을 목격한 엄마는 엄청난 모성애로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아들의 살인을 막기 위해 무려 십수 년을 거슬러 올러간 그녀는 결국 원인을 발견했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기 인생까지 버렸던 남편.
    그래서 그녀는 모든 것을 제자리로 되돌린다.
    그래서 행복하게 끝날 줄 알았지?

    그녀의 지인집에 같은 일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친구 역시 눈을 뜨니 과거였다.

    결국 일어나야 할 일은 어떻게든 일어나게 되어있는데 누구에게 일어나느냐에 따라 막을 수 있다는 거야? 나를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 부모를 가졌느냐에 따라 사건을 핑퐁할 수 있다는 것인가..
    훈훈한 결론에 오우!! 하다가 에필로그에서 비뚤어진 독자 요깄어요.


    나를 찾지 마_ 김범


    스릴러인 줄 알았는데 세상 달달한 로맨스였네
    그런데 이 투박한 로맨스가 웃기다가 슬펐다가 사람을 쥐락펴락한다.
    10년간 사라진 줄 알았던 놈은 몰래 나를 지키고 있었고 내 앞에 나타나자마자 내가 불행해졌다고 또다시 나를 찾지 말라는 쪽지를 남기고 떠나버렸다.
    그런데 다 안다.
    지금도 내 뒤를 든든히 지키고 있을 것을.
    투박한 뚝배기 같은데 솜사탕보다 더 달달한 로맨스!
    마지막 장을 읽으며
    -  세상에! 세상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가녀장 시대_이슬아


    오래도록 내 수중에 있던 책이었다.
    제목만 보고
      - 내 얘기네!!!
    했더니 누군가 건네준 책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일 년이 다되어 읽게 되었다.

    늠름한 아가씨와 아름다운 아저씨와 경이로운 아줌마의 이야기는 소리 없이 박장대소하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읽는 내내 마음속으로 크게 웃었고 또 마음으로 울었다.
    모부와 함께하는 시간이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일찍 깨우친 소설 속 이슬아가 부럽다 생각했다가…
    아.. 나는 이미 이슬아의 나이에 아빠가 없었다고 생각하니 서러웠다.
    조금 더 일찍 철이 들어볼걸….

    글 속에서 모부가 딸에게 질린다는 표현을 여러 번 쓴다.
    가녀장이 되려면 역시 좀 질리는 사람이어야 하는 건가 싶어서 또 한참 깔깔대고 웃었다.
    울 식구들도 나한테 질린다던데
    나도 나한테 질리고
    난 질리도록 집요하고 스스로에게 무섭도록 엄격한 사람이다.

    결국 이런 사람은 큰 배낭을 이고지게 되는 걸 수도 있다.

    무언가 모를 동질감에 짐을 내려놓은 가벼움을 느꼈고 등장인물들의 따스함에 추운 연말 마음이 더워졌다
    올해 꽤 많은 책을 읽었는데 마지막 책이 가녀장시대가 되어 한해를 훈훈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휘발성 강한 나의 기억이 올해의 베스트 소설로 꼽아보려 한다!
    어차피 이전에 읽은 책들이 거의 기억나지 않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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