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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일기] 천마산 일출산행 + 그리고 일상등산일기 Hiker_deer 2024. 6. 16. 11:44반응형
월출산행을 마치고 어제 집에 도착해서 씻고 정리하고 8시 넘어 잠이 들었다.
새벽 1시 반에 일어나 일출산행을 가야 한다.
뭔가 좀 무리하는 모양새이다.
근데 토요일 비가 온다고 했으니까 일요일 천마산 운해가 멋질 것 같았고, 놓치고 싶지 않았다.
주로 활동하는 네이버 동호회에는 일출산행이 거의 없고
뽀와 둘이 일출 산행을 가기에는 둘 다 너무 길치라 위험했다.
그래서 누군가를 따라 한번 다녀와보고 나서 둘이 한적하게 다녀야겠다 하는 마음도 있었다.
고양이가 깨워준 새벽.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난생처음 보는 사람들 7명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오전 3시 10분, 산행을 시작했다.
혼자 왔어도 됐겠다 싶을 만큼 사람이 많았다.피로가 풀리기는커녕 더 쌓여만 가는 시각인 듯한 오전 3시.
일행들의 빠른 걸음을 따라가기가 벅찼다.
미리 토요일 산행을 하고 와 느릴 수 있으니 신경 쓰지 말고 가주십사 이야기를 건넸음에도 왜 때문에 기를 쓰고 따라가고 있는 걸까.
혼자 온 여자분부터 동호회 단체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두운 산을 올랐다.
이쯤 되면 설악산 오픈런 기차놀이 부럽지 않을 정도이다.
마음속에서는 자꾸
이렇게 사람이 많은 것을 알았다면 그냥 혼자 와서 내 속도로 올라갈 것을.. 싶었다.산을 오르다 잠시 숨을 돌리며 바라보니 도시의 불빛이 밝다.
기차놀이는 할지언정 이곳은 설악이 아니라고 명징하게 알려주는 밝디 밝은 도시의 빛.잠시 쉬며 뒤를 돌아볼 때마다 도시가 반겨주었다.
이런 도시 한복판의 산에서 운해가 쏟아진다니 정말 신기할 일이다.나이가 들수록 사교성이 줄어들고 있기도 하지만 만나자마자 자기소개만 한 채, 어둠 속에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과 친목을 도모하기란 쉽지 않다.
오늘 산행에 길동무는 너무도 많았기에 함께 올라간 이들 역시 따로 온 산객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느낌이었다.시야를 가득 매운 나무 사이로 붉은 하늘이 살짝 보이기 시작했고 우리도 정상에 거의 다 도착했다.
일출은 5시 8분.
도착은 4시 35분.
일찍 왔다고 좋아했지만 이미 천마산 정상은 만원 사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올라온 산객 말고도 이미 많은 사람이 정상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2년 전에 천마산 일출산행 왔을 때는 딱 우리 일행뿐이어서 마음껏 풍경을 즐기고 사진을 찍고 한참을 놀다 내려왔는었는데, 오늘은 어제의 비소식에 운해를 보고자 몰린 사람들 때문에 딱 내 한 몸 서있을 공간 빼고는 여유가 없었다.
다들 자리를 잡고 앉아서 혹시나 자리 뺏길까 봐 움직이지 않던 -그대로 멈춰라의 30여분!하늘이 붉게 타오른다!
구름이 눈 아래 펼쳐진 산의 사이로 넘실넘실 흐른다지난 천마산 일출 때만큼은 아니지만 오늘도 멋진 운해였다.
선명하게 붉고 동그란 해가 둥실, 구름 위로 떠올랐다.
무릇, 산의 정상석이라 함은 늘 사람들이 줄을 서 사진을 찍는 대표적인 스폿인데 오늘 천마산 정상석은 철저히 혼자였다.
일출과 운해에 빠져 아무도 찾지 않던 정상석.
그래서 정상석과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고
정상석에서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쾌속하산을 마치고 해산!!
🎯천마산 일출산행🎯
✔️산행거리 : 7km
✔️산행시간 : 등산 1시간 40분, 하산 50분
✔️주차 : 천마산관리사무소 주차장(무료)
✔️담에 갈 때는 부디 사람이 적을때이길🙏🏻🙏🏻어제 월출산에 다녀왔더니 동생이 이사를 마쳤고 고양이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독립하고 십 년을 혼자 사는 사람이었다가
지난 1년 동생과 함께 살았고 지난 6개월 고양이와 동생과 함께 살았으며
동생이 다시 본가로 돌아가며 다시 혼자 사는 사람이 되었다.
아! 아니다.
고양이가 남았다.
고양이와 둘이 사는 사람이 되었다
(feat. 혼자가 아닌 나)시원 섭섭하다.
사랑니를 발치했다.
왼쪽 윗 사랑니가 썩어서 발치한 것이 10여 년 전.
그 이후로 치과쌤이 볼 때마다 아래 사랑니도 발치할 것을 권하셨으나 문제가 없으면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러다 정기검진을 위해 이번 화요일 치과에 갔을 때,
이번에는 사랑니 발치를 강력히 권한다는 쌤의 말에 못 이기는 척하며 뽑기로 했다.
나에겐 이제 두 개의 사랑니만 남았다.
사랑니 뽑은 날만 운동을 쉬었고 다음날부터는 똑같은 일상을 이어갔다.
절개를 한 것도 봉합을 한 것도 아니어서 입에서 계속 피맛이 나는 것 말고는 특이점이 없었던 사랑니 발치기.
두 개의 사랑니를 더 뽑는 날이 오더라도 두려움은 없어유.300x250'등산일기 Hiker_de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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