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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일기] 세번째 노인봉등산일기 Hiker_deer 2024. 10. 3. 23:59반응형
우와... 나.. 노인봉도 세 번째네.
이쯤 되면 등산계 고인물실은 노인봉은 세 번째이기도 하고 크게 기억에 남는 산도 아닌지라 갈 생각이 없었는데 모임공지에 노인봉+선자령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선자령에 가고 싶은 마음에 신청했다.
그리고 꽁냥꽁냥 풀어보자면
금요일 휴가를 냈는데 밤에 영남알프스에 가야 해서 운동을 건너뛰어야 하는데 그러려니 오늘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아서(아니.. 대체 왜!!!! 싶지만 이게 나인걸....) 나들이 삼아 다녀올만한 난이도의 산행을 신청했다.
그런데 비소식.
아무리 생각해도 선자령은 못 갈 것 같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어.해발 960미터 진고개정상 휴게소에 도착.
1338미터가 정상인데 출발고도가 960미터이니 개꿀이지.
약 400미터의 고도, 4.5km를 걸으며 올라야 하니 매우, 꽤나 완만한 길.하늘이 이렇게나 예쁜데 비가 온다고????!!!!
싶었지만 군데군데 먹구름이 있으니 얼른 다녀와야겠다.후다닥 얼른 다녀오겠다며!
출발!
하아... 근데 나 왜 이리 힘들어?
너무 버겁다는 느낌.
노인봉 오르면서 힘들다고 느껴본 적이 없는데 이럴 수가.
어제도 오늘 산행 간다고 7km밖에 안 뛰었는데...
다리가 무거운 것도 무거운 건데 너무 숨이 찼다.아... 안 되겠다. LSD 해야겠다
엉?????
결론이 왜 이래?
요즘 LSD와 ZONE2 러닝에 빠져있다.
물론...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늘..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 마음에(?) 첫 시작은 느리게 했다가 와구와구 달려버리는 거지.
하지만 심폐지구력과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LSD와 ZONE2 러닝이 필요하다고 하니 꼭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산행이 힘들다는 느낌이 들자마자 LSD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던 것 같다.그러다 정신을 차리니...
- 아... 산행 전날 러닝을 하지 말아야겠다
는 정상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다.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났더니 비가 많이 오는 가을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띄엄띄엄 등산을 한다.
그렇게 익숙하던 산의 풍광들이 이제는 볼 때마다 너무 오랜만이다 ㅎㅎ오늘의 산동무님들은 10명. 단 한 명도 아는 사람이 없었지만 가끔씩은 용감한 나.
낯을 가려 말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동무들이 나누는 대화를 들으며 혼자(!) 재미나게 올라갔다.강원도의 첩첩산중.
멀리멀리 깊게 깊게 보이는 산골짝골짜기.
노인봉은 처음의 짧은 계단.
그리고 평탄한 길을 걷다가 다시 계단을 만난다.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고비이다.
약 10분간 계단을 쭈우우욱 헐떡헐떡이며 오르면 오늘의 힘든 산행은 끝났다고 보면 된다.
그렇게 계단의 고비를 넘기고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을 거쳐 정상에 도착.먹구름이 점령했다.
12시부터 비가 온다 더니 정말 일기예보가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지는 모양새.
그럼에도 옹기종기 모여 간식을 챙겨 먹고 하산을 시작했다.
1/3 정도 하산을 했을 무렵 빗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숲 속에 있어서 비를 직접적으로 맞지는 않았다.구름 잔뜩 하늘을 이고 빠르게 하산을 계속했다.
비를 막아주던 나무가 사라졌다.
비를 맞는 수밖에 없다.
다행히 많이 쏟아지지는 않았다.나중에는 이렇게 많이 내렸지만 하산을 완료할 때까지는 보슬보슬 내렸던 정도.
천만다행이다.
혹시나 싶어 동생에게 서울날씨를 물으니 화창하단다.
강원도에만 내리던 비.
하산을 마치자 빗방울이 굵어졌다.
끝까지 오락가락하던 선자령행은 취소.
강릉에서 놀기로 한다.
맛집 검색을 열심히 하는 동무님들께 조심스럽게 감자적본부를 제안했다.예전에 갔을 때 못 먹었던 치즈 감자전을 드디어 먹어봤다.
우왕!!!! 조...존맛탱구리!!!!
그리고 그때나 이번이나 여전히 맛있는 옹심이.잘 먹고 까페에서 한참 수다를 나누고 서울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 저 멀리 불타오르는 하늘은 역대급으로 아름답고 환상적이었는데 아무리 사진을 찍어도 0.00001%도 담기지 않았다.
오늘 해 질 녘, 정말 아름다웠다.
사는 동안 가끔 떠올리길.
비록 가고 싶었던 선자령은 못 갔지만 처음 만난 산동무들이 다들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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