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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린이의 러닝일기] 5km를 넘어서
    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2. 9. 30.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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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9월은 런린이의 러닝인생에 전환점이 될만한 달이었다.
    첫 10km 달리기를 도전했고, 성공했다.
    늘 5km만 달리던 런린이 인생의 거리 장벽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2021년 1월, 쥐뿔도 모르면서 달리기를 해보겠다고 집을 나섰다.
    - 사람이 뛰려면 5km는 뛰어야지~ 암!!!!
    이라는 근거 없는 판단 아래 5km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주 1회 달렸다. 바로 다음 달, 다섯 번째 달리기에서 km당 페이스가 5분대에 진입!
    런린이는 내적 잔치를 벌이며 풍악을 울렸더랬다.
    그 이후로 좀 들쑥날쑥하던 페이스가 약 10번째 달리기부터는 5분대 초반의 페이스에 진입했다.
    이쯤 되자 원래 러닝을 하던 친구가 "타고난 피지컬"이라며 놀랐다. 대체 그 몸을 왜 그동안 안 쓰고 살았냐며.
    고래도 춤추게 하는 칭찬은 런린이도 신나게 한다.

    페이스가 좋아진 시점과 대치유수지체육공원에서 트랙 달리기를 시작한 시점이 거의 비슷하다.
    그러니 신경 쓸 것 없이 무념무상으로 달리면 되는 트랙런이 달리기 기록 향상에는 도움이 되는 것임이 확실하다.

    그런데 이즈음부터 달리기가 너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고통스러웠다.
    1km는 힘들어 죽겠고 2km는 혼이 나가는 것 같았고 3km쯤 악에 받쳤다가
    4km부터는 아빠 생각을 하며 악으로 깡으로 달렸다.
    울 아빠는 항암의 고통도 견뎠는데 이깟 달리기, 힘들어봤자지.
    라는 생각이었다.

    하아.. 달려라 하니도 아니고.

    난 있잖아.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하늘땅만큼
    아빠가 보고 싶음 달릴꺼야. 두 손 꼭 쥐고~

    달리기를 안 하는 일주일 동안은 달리고 싶어 드릉드릉하다가 달리기를 하러 나가는 날은 설렘과 흥분이 정점을 찍는다
    하지만 몇백 미터를 채 달리기도 전에 내가 왜 이런 힘든 고생을 사서 하나, 다시는 달리지 않을래 ㅠㅠ
    의 무한루프였다

    그러다가 등산에 홀딱 빠져 무릎 건강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게 되는 시점이 왔고
    작년 6월부터 내 무릎은 산에게만 주기로 하고 달리기를 끊었다.
    등산과 달리기는 모두 무릎에 무리가 가는 운동이라 아주 잘 관리하며 신경 써야 하는데
    산이 마냥 좋아졌던 산 꼬맹이는 내 무릎 다 바쳐 산만 타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렇게 꽤 오래 달리기를 끊었다가 올봄, 다시 달리고 싶어졌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달리고 싶어졌다.
    달리고 싶음 달려야지!
    작년, 달리기 할 때마다 너무 괴로웠던 기억이 있어 다시 달리기를 시작하면서는 조금 느리게 달리기로 했다.
    조금 느리지만 조금 덜 힘들어서 달리기가 마냥 즐거움이 될 수 있도록.

    그렇게 꾸준히 5km만 달렸다.
    실은 느리게 달리기 시작한 이후로는 5km를 달려도 더 달릴 수 있는 몸상태임이 분명했고 그리 힘들지도 않았지만
    5km에 도달하면 그냥 딱 멈췄다.
    뭔가 한번 이렇게 하자고 결심하면 잘 안 바꾸는 편 -_-

    그러다 8월 말.... 돼지 로운 폭식 생활을 며칠 영위하다 보니 이건 정말 안 되겠는 거지.
    그래서 조금 더 달려보기로 했다.
    동기부여가 필요한 인간이니까, 남들 다하는 8.15km를 달리는 815런에 도전!
    생각보다 할만했다.

    첫 10km달리기의 짜릿함

    5km의 벽을 넘어선 경험은 그 이상도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으로 귀결되어, 10km 달리기도 가능할 것 같았다.
    그리고 10km를 달렸다.
    한번 허들을 뛰어넘자 그 이후부터는 마음가짐이 매우 유연해졌다.
    5km를 달려도 되고 그 이상을 달려도 되고.
    달리고 싶은 만큼 달렸고, 달릴 수 있는 만큼 달렸다.

    달리기와 등산이 두루두루 좋아서 하나에 집착하지 않는 지금의 상황이 매우 맘에 든다.
    둘 중 하나만 했으면, 내 성격에 엄청 집착해서 더더더더 더해야 해!!!!! 하며 시간과 체력을 쏟아부었겠지만
    두 개를 동시에 하다 보니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몸 상태도 더 잘 살피게 되었다.

    걷기, 달리기, 등산, 필라테스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내 인생의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하게 될 운동이자 유희가 될 것이다.
    즐겁게 운동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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